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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채's diary

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잠속으로 ..달콤한 잠 속으로 쏘옥 빠져들기를 바라며 뒤척이다
다시 일어나 우유도 한 잔 마시며 아무거나 한 권  잡히는 대로 집어든 오늘의 책이
정호승님의 시집
분명 처음 읽는 시는 아닌데 어느날은 이렇게 구구절절 와닿는 부분이 새삼스러울 때가 있다.